챕터 9
“메시지를 보내는 데 비용이 들게 만들면, 잡음은 사라집니다.”
비트코인 이전에는 디지털 화폐를 전송하려면 반드시 은행이 필요했습니다. 이유는 단순하고 근본적입니다. 디지털 파일은 복사가 쉽습니다. 사진을 이메일로 보내도 원본은 내 컴퓨터에 그대로 남습니다. 전송이라는 행위 자체가 복제를 만들어냅니다. 디지털 화폐도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면, 즉 당신에게 디지털 달러를 보내면서 동시에 그 달러의 복사본을 손에 쥐고 있을 수 있다면, 시스템 전체는 무너집니다. 이것이 이중 지불 문제입니다. 수십 년 동안, 신뢰할 수 있는 중개자 없이는 풀 수 없는 문제로 여겨졌습니다. 전통적인 해법은 중앙 심판관, 즉 은행, 결제 처리 기관, 청산소를 지정하여 확정적인 원장을 관리하고 동일한 가치 단위가 두 번 쓰이는 것을 막는 것이었습니다. 우리는 이 중개자들이 정직하고, 유능하며, 우리의 이익을 위해 움직일 것이라 믿었습니다. 그러나 이 방식은 1부에서 다룬 바로 그 취약점을 다시 끌어들였습니다. 원장의 통제권을 중앙 권위의 손에 넘긴 것입니다. 역사는 예외 없이 보여줍니다. 원장을 편집할 권한을 가진 중앙 권위는 반드시 그 권한을 남용합니다. 디지털 화폐의 성배는 중앙 심판관 없이 이중 지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. 어떤 단일 주체도 신뢰하지 않으면서도, 낯선 이들이 원장의 진실에 합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. 수십 년 동안 컴퓨터 과학과 암호학 분야의 최고 두뇌들이 이 문제와 씨름했습니다. 많은 이들이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믿었습니다.
컴퓨터 과학에서는 신뢰할 수 없거나 악의적인 행위자가 존재하는 환경에서 분산된 주체들이 합의에 도달하는 문제를 비잔틴 장군 문제로 정식화하였습니다. 비유는 선명합니다. 열 개의 군대에 포위된 요새 도시를 상상하십시오. 각 군대는 장군이 지휘합니다. 도시를 함락하려면 모든 군대가 정확히 같은 시각에 공격해야 합니다. 시간이 어긋나면 전멸입니다. 장군들은 전장을 가로질러 전령을 보내는 방법으로만 소통할 수 있습니다. 문제는 신뢰입니다. 전령은 가로채일 수 있습니다. 메시지는 위조될 수 있습니다. 장군들 중 일부는 반역자일 수 있으며, 공격을 무너뜨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짓 명령을 보낼 수 있습니다. 누가 믿을 만한지 알 수 없는 시스템에서, 어떻게 완전하고 확실한 합의를 이룰 수 있겠습니까? 수십 년 동안 수학계의 결론은 하나였습니다. 불가능합니다. 확실하게는 불가능합니다. 신뢰할 수 있는 중앙 조정자 없이는 불가능합니다.
2008년 10월,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시절,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쓰는 익명의 개인 또는 집단이 “비트코인: 개인 대 개인 전자 현금 시스템”이라는 제목의 9페이지짜리 백서를 발표하였습니다. 그 9페이지 안에서 나카모토는 수십 년간 컴퓨터 과학자들을 가로막았던 비잔틴 장군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였습니다. 통찰은 그 우아함만큼이나 심오하였습니다. 메시지를 보내는 데 비용이 들게 만들면 잡음은 사라진다는 것이었습니다. 진실의 한 버전을 제안하는 데 현실 세계의 에너지, 즉 실제 돈이 드는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면, 경제적 인센티브는 정직한 쪽으로 정렬됩니다. 비트코인에서 “장군들”은 전 세계에 분산된 컴퓨터들이고, “공격 명령”은 거래 블록입니다. 다음 블록을 제안하려면, 즉 어떤 거래가 유효한지에 대한 진실을 주장하려면, 컴퓨터는 극도로 어려운 수학적 퍼즐을 풀어야 합니다. 이 퍼즐에는 지름길이 없습니다. 오직 무차별 대입 연산으로만 풀 수 있으며, 그 과정에서 막대한 전력이 소모됩니다. 채굴이라 불리는 이 과정은 물리적 에너지를 디지털 진실로 변환합니다. 배신자가 네트워크에 거짓말을 하거나, 거래 기록을 다시 쓰거나, 존재하지 않는 코인을 만들거나, 동일한 비트코인을 두 번 쓰려 한다면, 네트워크의 나머지 모든 컴퓨터를 합친 것보다 빠르게 퍼즐을 풀어야 합니다. 순수한 에너지 소비 경쟁에서 정직한 참여자 전체를 압도해야 합니다. 현재 수많은 국가보다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네트워크에서, 이는 경제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.
네트워크의 보안을 물리적 에너지 소비에 묶어놓음으로써, 나카모토는 많은 이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것을 증명하였습니다. 지배자 없이도 진실을 가질 수 있습니다. 수백만 명의 낯선 이들 사이에서, 그 누구도 신뢰하지 않고도 합의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. 아무도 통제하지 않고, 누구나 검증할 수 있으며, 기관의 권위가 아닌 열역학의 불변하는 법칙으로 보호되는 공유 원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. 2009년 1월 3일,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첫 번째 블록인 제네시스 블록을 채굴하였습니다. 그 데이터 안에는 신문 헤드라인이 새겨져 있었습니다. “더 타임스 2009년 1월 3일 총리, 은행 2차 구제금융 직전.” 이것은 목적 선언이었습니다. 비트코인은 이 책이 묘사하는 바로 그 시스템, 끊임없이 배신당하는 신뢰 위에 세워진 금융 질서에 맞선 평화로운 저항으로 태어났습니다.